해의(解義)
수현
0
1006
2020.09.21 20:28
06
약인 실지어구즉 염화면벽
若人이 失之於口則 拈花面壁이
개시교적 득지어심즉
皆是敎迹이어니와 得之於心則
세간 추언세어 개시 교외별
世間의 麤言細語가 皆是 敎外別
전선지
傳禪旨리라
※만일 사람이 입에서 잃으면 염화나 면벽이 다 교의 자취가 되고 말겠지만, 마음에 얻으면 세간의 자질구래한 소리들이라도 다 교밖에 각별히 전하신 선지가 되리라.
※ 해의(解義) ※
입에서 잃는다는 것은 이 법이 본래 이름이나 설명, 인식 등을 떠난 것인데 만일 이름, 설명, 인식등을 가져 입으로 시비하거나 마음으로 분별한다면 세존염화(世尊拈花)나 달마면벽(達摩面壁)이 모두 교(敎)의 자취가 되고 말 것이다. 그러나 일체분별을 다 놓아 버리고 오직 자심(自心)으로 비춘다면 여염 농가(農家)집 아낙네들의 재잘거림도 다 평상(平常)의 정법(正法)을 속삭이는 것이며, 네거리 골목길에 뛰어노는 아이들이 모두 깊은 실상(實相)을 드러내고 새(鳥)들의 지저귐이 모두 천기(天機)를 누설(漏洩)하며 소(牛)울음 닭(鷄)소리가 모두 정법(正法)을 번역(飜譯)하는 것이다. 옛날 보적선사(寶積禪師)께서 푸줏간앞을 지나는데 마침 고기 살 사람이 "정밀한 곳을 한조각 잘라 달라,, 하니 푸줏간 주인이 큰소리로 "소의 어느곳이 정밀하지 않은 곳이 있는가?,, 라고 대꾸하는 말에 선사께서는 몰록 대오(大悟)하였다. 또 보수화상(寶壽和尙)은 어느날 저자거리에 앉았는데 곁에 있던 사람이 농담으로 상대를 치거늘 맞은 사람이 겸연쩍은 모습으로 "면목없네,, 라고 사과하는 말에 보수스님이 대오하였으니 이러한 일로 보건대 세간의 자질구래한 말도 다 열린 마음으로 듣는다면 교(敎)밖의 선지(禪旨)가 됨을 알 것이다. 그러나 사람이 한갖 말에만 흘려 보내고 친히 반조공부 (返照工夫)함이 없다면 마침내 뜻을 얻었다 해도 빈 머리의 허수아비가 됨을 면치 못할 것이다.
명주재장 농거농래
明珠在掌에 弄去弄來로다
[밝은 구슬을 손에 들고 이리 궁글 저리 궁글]
07
오유일언 절려망연
吾有一言하니 絶慮忘緣이로다
올연무사좌 춘래초자청
兀然無事坐하니 春來草自靑 이로다
※내가 한마디 하자면 생각을 끊고 반연하는 경계도 다 잊은채 멍청한 듯 아무 일 없이 앉았는데 봄이 오는지 풀이 저절로 푸르네.
※ 해의(解義) ※
올연(兀然)은 무심한 모양이다. 사람이 마음에 자득(自得)하여 무생경계(無生境界)에서 배고프면 밥먹고 피곤하면 잠잘 줄 안다면 일 없는 한가한 도인(道人)이라 할 만 하다. 연려(緣慮)가 날 때 눌려 개의치 않는다거나 일이 있을 때 그 일을 없게 하는게 아니라 애초에 반연할게 없고 애초에 일이 없는지라 녹수청산(綠水靑山)과 송풍라월(松風蘿月)을 뜻에 마껴 노릴며 자맥홍진(紫陌紅塵)과 어촌주사(漁村酒肆)에 마음대로 돌아다녀 올해가 몇년이지 알 수 없으나 봄이 오니 풀이 절로 푸르네.
장위무인 속유일개
將謂無人이러니 賴有一個로다
[사람 없을까 했더니 마침 하나 있구나.]
약인 실지어구즉 염화면벽
若人이 失之於口則 拈花面壁이
개시교적 득지어심즉
皆是敎迹이어니와 得之於心則
세간 추언세어 개시 교외별
世間의 麤言細語가 皆是 敎外別
전선지
傳禪旨리라
※만일 사람이 입에서 잃으면 염화나 면벽이 다 교의 자취가 되고 말겠지만, 마음에 얻으면 세간의 자질구래한 소리들이라도 다 교밖에 각별히 전하신 선지가 되리라.
※ 해의(解義) ※
입에서 잃는다는 것은 이 법이 본래 이름이나 설명, 인식 등을 떠난 것인데 만일 이름, 설명, 인식등을 가져 입으로 시비하거나 마음으로 분별한다면 세존염화(世尊拈花)나 달마면벽(達摩面壁)이 모두 교(敎)의 자취가 되고 말 것이다. 그러나 일체분별을 다 놓아 버리고 오직 자심(自心)으로 비춘다면 여염 농가(農家)집 아낙네들의 재잘거림도 다 평상(平常)의 정법(正法)을 속삭이는 것이며, 네거리 골목길에 뛰어노는 아이들이 모두 깊은 실상(實相)을 드러내고 새(鳥)들의 지저귐이 모두 천기(天機)를 누설(漏洩)하며 소(牛)울음 닭(鷄)소리가 모두 정법(正法)을 번역(飜譯)하는 것이다. 옛날 보적선사(寶積禪師)께서 푸줏간앞을 지나는데 마침 고기 살 사람이 "정밀한 곳을 한조각 잘라 달라,, 하니 푸줏간 주인이 큰소리로 "소의 어느곳이 정밀하지 않은 곳이 있는가?,, 라고 대꾸하는 말에 선사께서는 몰록 대오(大悟)하였다. 또 보수화상(寶壽和尙)은 어느날 저자거리에 앉았는데 곁에 있던 사람이 농담으로 상대를 치거늘 맞은 사람이 겸연쩍은 모습으로 "면목없네,, 라고 사과하는 말에 보수스님이 대오하였으니 이러한 일로 보건대 세간의 자질구래한 말도 다 열린 마음으로 듣는다면 교(敎)밖의 선지(禪旨)가 됨을 알 것이다. 그러나 사람이 한갖 말에만 흘려 보내고 친히 반조공부 (返照工夫)함이 없다면 마침내 뜻을 얻었다 해도 빈 머리의 허수아비가 됨을 면치 못할 것이다.
명주재장 농거농래
明珠在掌에 弄去弄來로다
[밝은 구슬을 손에 들고 이리 궁글 저리 궁글]
07
오유일언 절려망연
吾有一言하니 絶慮忘緣이로다
올연무사좌 춘래초자청
兀然無事坐하니 春來草自靑 이로다
※내가 한마디 하자면 생각을 끊고 반연하는 경계도 다 잊은채 멍청한 듯 아무 일 없이 앉았는데 봄이 오는지 풀이 저절로 푸르네.
※ 해의(解義) ※
올연(兀然)은 무심한 모양이다. 사람이 마음에 자득(自得)하여 무생경계(無生境界)에서 배고프면 밥먹고 피곤하면 잠잘 줄 안다면 일 없는 한가한 도인(道人)이라 할 만 하다. 연려(緣慮)가 날 때 눌려 개의치 않는다거나 일이 있을 때 그 일을 없게 하는게 아니라 애초에 반연할게 없고 애초에 일이 없는지라 녹수청산(綠水靑山)과 송풍라월(松風蘿月)을 뜻에 마껴 노릴며 자맥홍진(紫陌紅塵)과 어촌주사(漁村酒肆)에 마음대로 돌아다녀 올해가 몇년이지 알 수 없으나 봄이 오니 풀이 절로 푸르네.
장위무인 속유일개
將謂無人이러니 賴有一個로다
[사람 없을까 했더니 마침 하나 있구나.]